계약서 검토의 기술: 함정 피하는 법
계약서, 안 미룰 수 없다면
제법 오래전 이야기다. 친구가 처음으로 큰 계약서를 받아들고 막막해하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그는 작은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었는데, 큰 회사와 협력하여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계약서는 두꺼운데다 법률 용어로 가득했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그의 물음에 나는 마치 예언서라도 해석하는 양 주변을 수소문했다.
때마침 우리 회사 법무팀에 있는 지인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그는 아주 친절하게도 계약서 검토의 기본을 알려주었다. 그가 던진 첫 마디는 "절대 혼자 하지 마라"였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작은 조건 하나도 놓칠 수 있다는 경고였다. 당시 상황에서는 무작정 법무팀에 맡길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몇 가지 기본적인 확인 포인트를 알려줬다.
작은 함정들, 큰 손해로
우선, 계약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이었다. 계약의 목적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 목적이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사소한 오해가 큰 분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내가 아는 다른 경우에는, 계약의 목적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아 사업이 진행된 후에 많은 출장비 문제로 고생한 사례가 있었다. 서로 다른 해석 때문에 추가 경비를 요구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의무사항'이다. 각 당사자가 수행해야 할 의무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특히 업무의 범위와 책임이 불분명할 경우, '나는 몇 페이지에 명시된 그 부분인 줄 알았다'라는 식의 논쟁이 나중에 발생할 수밖에 없다. 친구의 경우도, 다른 협력 회사와의 업무 분담이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아 업무 분쟁이 발생하고 말았다.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용어들
계약서에서 흔히 반복되는 용어들과 문구들 역시 중요하다. '최선을 다한다'는 모호한 표현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다. 부사나 형용사 대신 명사와 동사로 조건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과 같은 조건부 표현도 피해야 한다. 법무팀 지인은 이런 표현들이 결국에는 계약의 공백을 만들어 불필요한 분쟁의 소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계약서의 본문 이외의 곳도 확인하라
종종 추가 조건이나 서면에 다른 조항들이 삽입된 경우가 많다. 첨부 문서나 별첨 자료, 심지어 주석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지인은 예전에 한 계약서에서 첨부 파일 때문에 업체가 크게 손해본 사례를 들려주었다. 메인 본문만 확인하고 서명했는데, 뒤늦게 중요한 비용 조항이 첨부 문서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는 전문가에게!
마지막으로 지인이 강조한 것은, 결국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점이다. 법률 상담은 때로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잘못된 계약으로 인한 손해와 비교하면 이것은 일종의 보험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문가와 빠르게 연결될 수 있다.
뉴스를 보니 최근엔 AI를 활용해 계약서 검토를 도와주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고 한다. 정확도나 신뢰도 면에서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본적인 검토나 상담 단계에서는 꽤 유용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계약서 검토 환경도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계약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서이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검토 노하우와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더 많은 계약서를 점검하고, 더 많은 함정에서 벗어나며 배울 것이다. 그게 성장 아니겠는가?